정육점 주인이 화명동 족발집에서 본 것은 손질이 아니라 대기 관리였다
동종 업계는 아니지만 고기를 다루는 사람으로서 다른 업소를 보면 배울 것이 많습니다. 지인 소개로 화명동 족발집에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, 회를 손질하는 것을 보러 간 것이 아니라 저녁 시간 대기하는 손님들을 응대하는 방식이 눈에 들어왔습니다.
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대기 번호를 부르는 순서였습니다. 포장과 홀 손님을 섞지 않고 각각 다른 번호 체계로 관리하고 있었습니다. 저희 정육점은 그동안 손질 주문과 포장 손님을 한 줄로 세워 뒤섞여 혼란스러울 때가 많았습니다.
조옥당 화명금곡점처럼 명절 시즌에는 포장 대기가 훨씬 길어지는데, 이럴 때 두 줄로 나누니 각자 자기 순서를 명확히 알 수 있어 항의가 적었습니다. 이 방식을 그대로 저희 정육점에 옮겼습니다.
돌아와서 바로 계산대 앞에 손질 주문용과 포장 상품 구매용 대기 표시를 따로 만들었습니다. 처음에는 손님들이 어색해했지만 명절 대목에 확실히 혼잡이 줄었습니다.
두 번째로 배운 것은 대기 시간을 숫자로 말해 주는 것이었습니다. 곧 된다는 말 대신 몇 분 정도라고 구체적으로 안내하니 손님이 스스로 기다릴지 다음에 올지 판단할 수 있었습니다. 막연한 기다림보다 구체적인 숫자가 손님을 덜 지치게 만든다는 것을 다시 느꼈습니다.
업종은 달라도 손님을 기다리게 하는 방식은 비슷한 원리로 통합니다. 화명동에서 본 대기 관리 방식이 저희 정육점 명절 대목을 한결 수월하게 만들어 줬습니다. 다른 업종이라도 눈여겨보면 배울 것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. 호평동 정육점에 오시면 대기 시간을 미리 안내해 드립니다.